옛이야기

토끼와 거북이

兔 와 龜
한국 전래 동화 · The Rabbit and the Turtle
— • — • —
제1장 · 숲속의 자신감

옛날 먼 옛날, 푸른 숲속에 토끼거북이가 살았습니다. 토끼는 자기의 긴 뒷다리를 자랑하며 온 동네를 누비고 다녔고, 느린 걸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거북이는 그저 묵묵히 자기 길을 걸을 뿐이었습니다.

어느 날, 토끼가 거북이를 보고 빈정거렸습니다. "거북아, 너는 평생 저렇게 느릿느릿 걸어서 언제 목적지에 닿겠니?" 그러자 거북이는 아무런 화도 내지 않고 조용히 대답했습니다.

"토끼님, 저는 느리지만, 끝까지 가는 법을 알고 있지요."
제2장 · 숲의 제안

이 말을 들은 토끼는 콧방귀를 뀌며 웃어났습니다. 그러고는 숲속의 동물들에게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거북이와 내기하나 할 사람? 한 달 뒤, 강 건너 편백나무 아래까지 누가 먼저 가는지 겨루자!" 동물들은 신이 나서 코끼리 심판을 세우고, 누가 이길지 내기를 걸기 시작했습니다.

토끼는 당연히 자기가 이길 줄 알고, 마음 놓고 매일 놀기만 했습니다. 반면 거북이는 숲이 조용해질 때부터 일어나, 한 발 한 발 꾸준히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거북이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제3장 · 결승의 날

드디어 내기 날이 되었습니다. 토끼는 여유롭게 출발선에 섰고, 거북이는 묵묵히 그 뒤를 따랐습니다. 출발 신호와 함께 토끼는 번개 같은 속도로 숲을 가로질러 갔습니다. 곧 강가의 큰 나무에 다다른 토끼는 뒤를 돌아보았지만, 거북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거북이는 반도 못 왔을걸." 토끼는 그러고는 시원한 그늘에 눕습니다. 편안한 바람에 잠이 든 토끼는, 결국 한참을 깊이 잠들고 말았습니다.

"조금만 자고 가도 충분해. 어차피 나는 저 느린 거북이보다 훨씬 빠르니까."

그 사이, 거북이는 계속 걸었습니다. 뜨거운 햇볕 아래서도, 지친 다리를 이끌고서도, 그는 단 한 번도 쉬지 않았습니다. 강가에 다다른 거북이는 잠든 토끼를 조심스레 지나쳐, 마침내 편백나무 아래에 도착했습니다.

제4장 · 깨달음

동물들이 환호성을 지르자, 토끼는 깜짝 놀라 눈을 떴습니다. 하지만 이미 모든 것은 끝난 뒤였습니다. 거북이는 수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습니다.

"이기려는 마음보다,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더 컸을 뿐이에요."

토끼는 그제야 자신이 얼마나 교만했는지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거북이의 꾸준함을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그날 이후로 토끼는 남을 함부로 놀리지 않았고, 거북이는 자기의 느린 걸음을 자랑스러워하며 살았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의 교훈
천천히 가더라도 꾸준히 걷는 자가,
결국 가장 멀리 가는 법입니다.
• ✦ •